Saturday, May 25, 2019

a thin line

상당히 오랜만이다.

가슴이 뛰는 이유로 잠이 오질 않는다.
 
흥분으로 오지 않는 잠이라서 그런지
딱히 편히 잠들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운 마음은 없다.

되려 반가운 마음이 든다. 
그래서 더욱 잠이 오질 않는다.


마지막으로 이런 잠못드는 밤을 마주했던 때는
9년 전 봄이였다.

막연하던 나의 생각을 무슨 바람이였는지
굵은 선으로 옮기던 때 였다.
정작 당시의 나 스스로는 그러고 있는지도 몰랐고,
그렇다고 모든게 자연스러웠다고 하기에는
나의 의지가 강했다.


나를 이루는 것들 중
굉장히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것이
나를 움켜쥐고 끌고 가는 느낌.


그 묘한 쾌감에 도취되어
불안하면서도 짜릿한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그런 상태를 마주할 수 있었던 건

나의 현재와 미래 사이의 공간에는
오롯히 나의 의지만이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내 안이 두근거림으로 차오른다.

당연히 이런 상황에서 잠이 올 리가 없다.


사실 오늘은 9년 전 보다 더욱 잠이 오지 않는다.

박준 시인의
'공간은 더 시간 같았고
시간은 더 공간 같았다'는 표현에 빗대자면

현재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사이에서
나의 의지가 나를 미래로 바짝 밀어부치고 있는 것이고
그 순간이 하나의 공간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서 난 살아있음을 느끼고
나의 존재는 지금 행복해하고 있다.

지금 나는 행복에 잠이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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